2025년 현재, 유전자치료는 더 이상 미래의 기술이 아닙니다. 실제로 희귀질환, 암, 실명, 심지어 당뇨와 같은 질환에도 유전자치료가 적용되고 있으며, 그 중심에는 CRISPR, AAV, siRNA 기술이 있습니다. 이 세 가지 기술은 각자 다른 방식으로 유전자를 조작하거나 조절하여 질병을 치료합니다. 이번 글에서는 이 세 가지 유전자치료 기술을 쉽게 비교하여 각각의 원리, 장점, 단점을 중학생도 이해할 수 있도록 설명하겠습니다.
CRISPR: 유전자 가위를 이용한 정밀 치료
CRISPR는 '크리스퍼'라고 읽으며, '유전자 가위'라고 불리는 기술입니다. 쉽게 말하면, 유전자 안에 잘못된 부분을 찾아내서 잘라내고, 고치는 기술입니다. DNA는 우리 몸의 설계도인데, 이 설계도가 잘못되면 병이 생깁니다. CRISPR는 이 잘못된 설계도를 고쳐주는 도구입니다.
이 기술은 박테리아의 면역 시스템에서 발견되었으며, 이를 인간 치료에 적용하면서 빠르게 발전하고 있습니다. 과학자들은 이 기술을 이용해 질병의 원인이 되는 유전자만 정확히 찾아내어 잘라내거나 수정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유전적으로 눈이 점점 멀어지는 병(망막색소변성증)을 가진 환자의 유전자를 수정해 시력을 회복하는 사례가 보고되었습니다. 또한, 낫적혈구 빈혈이나 겸상적혈구병 같은 희귀 유전질환에서도 CRISPR 치료가 성공적으로 적용되었습니다. 하지만 CRISPR는 아직 해결할 점도 많습니다. 예를 들어, 원하는 유전자만 정확히 잘라낼 수 있을지, 실수로 다른 유전자도 건드리는 '오프타겟 효과'는 없는지 확인해야 합니다. 또 유전자에 영구적으로 변화를 주기 때문에 한 번 수정되면 되돌릴 수 없습니다. 그래서 아주 신중하게 사용되어야 하는 기술입니다.
AAV: 유전자를 몸속에 전달하는 안전한 택배
AAV는 '아데노 관련 바이러스(Adeno-Associated Virus)'의 줄임말로, 유전자를 몸속 세포에 안전하게 전달해주는 바이러스입니다. 이름은 바이러스이지만, 병을 일으키지 않도록 약하게 만들었기 때문에 치료용으로 사용됩니다. AAV는 크기가 작고, 인간에게 해를 거의 주지 않아서 가장 안전한 유전자 전달 도구로 인정받고 있습니다. CRISPR처럼 유전자를 잘라내지는 않지만, 잘 만들어진 유전자를 몸속 세포에 보내서 기존의 고장 난 유전자를 대신하도록 하는 역할을 합니다. 대표적인 예로, 유전성 실명 질환(LCA2) 환자를 치료하는 데 AAV가 쓰였습니다. 이 치료는 FDA에서 처음 승인한 유전자치료제(Luxturna)로 유명합니다. 환자의 눈에 AAV를 주사하면, 건강한 유전자가 망막 세포에 전달되어 시력을 되찾을 수 있습니다. AAV의 장점은 비교적 안전하고, 정확하게 유전자를 전달할 수 있다는 점입니다. 하지만 단점도 있습니다. 한 번만 치료할 수 있고, 전달할 수 있는 유전자 크기가 작기 때문에 큰 유전자는 옮기기 어렵습니다. 또한 일부 사람에게는 AAV에 대한 면역 반응이 생길 수 있어서, 치료 효과가 떨어지거나 부작용이 생길 수 있습니다.
siRNA: 유전자 활동을 잠시 끄는 스위치
siRNA는 '소간섭 RNA(Small Interfering RNA)'의 줄임말입니다. 이 기술은 유전자를 직접 고치거나 넣지 않고, 특정 유전자의 활동을 잠시 꺼주는 역할을 합니다. 쉽게 말해, 어떤 유전자가 병을 일으키고 있을 때 그 유전자가 만들어내는 단백질 생산을 멈추게 하는 스위치라고 볼 수 있습니다. siRNA는 DNA가 아니라, RNA에 작용합니다. 우리 몸에서 DNA는 설계도이고, RNA는 그 설계도를 가지고 물건(단백질)을 만드는 과정에서 필요한 메시지입니다. siRNA는 이 메시지를 가위처럼 잘라서 단백질이 만들어지지 않도록 막습니다. 이 기술은 주로 지방간질환, 고지혈증, 특정 유전 질환 등에 사용되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고지혈증 치료제 '인클리시란(Leqvio)'은 siRNA 기반 약물로, 나쁜 콜레스테롤을 낮춰주는 유전자 활동을 조절합니다. 장점은 치료 효과가 빠르고, 영구적인 변화가 없다는 점입니다. 즉, 원치 않으면 치료를 중단하면 됩니다. 하지만 단점은 지속적인 투여가 필요하고, 일부 사람은 siRNA를 몸이 잘 받아들이지 못해 효과가 떨어질 수 있습니다. 또한, 특정 조직에만 잘 전달되도록 만드는 기술이 아직 발전 중입니다.
CRISPR, AAV, siRNA는 각각 다른 방식으로 유전자를 조작하거나 조절하는 유전자치료 기술입니다. CRISPR는 유전자를 직접 수정, AAV는 유전자를 전달, siRNA는 유전자 활동을 조절하는 역할을 합니다. 각 기술마다 장점과 단점이 명확하므로, 병의 종류와 환자의 상태에 따라 알맞은 기술을 선택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앞으로 유전자치료는 더욱 발전하여, 희귀병뿐만 아니라 많은 질병을 고칠 수 있는 핵심 치료법이 될 것입니다. 최신 기술과 치료 동향을 꾸준히 관심 있게 지켜보는 것이 중요합니다.